국내 최초 실증단지 교육홍보관

노원이지센터

센터소식

NOWON ENERGY ZERO CENTER

[첨단헬로티, 김동원의 Eye-T] 2020.04.24 에너지자립도시 명패, 서울도 달 수 있을까?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77회 작성일 2020-04-28 16:01

본문

6f2494f0aaa803170cbf34140bde5870_1600154049_0613.jpg
▲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에너지 제로주택 ‘이지하우스’의 모습.

 

“서울 에너지자립 위해선 농촌과 연계해야”
“에너지자립도시를 구현하는 것은 실제 거주하며 살아가는 우리”

 

[첨단 헬로티 = 김동원 기자]

 

 가까운 미래, 초등학교 1학년 어느 교실.

동원 : 야, 너네 마을은 스스로 전기도 못 만든다며?
재창 : 그게 뭐가 중요하냐? 불만 잘 들어오고 TV도 잘 나오는데!
동원 : 지금 너가 사용하는 전기는 모두 화석연료로 만든다고!

         지금 그것 때문에 지구가 오염돼서 많은 생명이 죽어가고 있어!

그리고 남은 화석연료도 별로 없고.
재창 : 그럼 너네 마을은 전기를 스스로 만들어?
동원 : 당연하지! 우리는 태양과 바람을 이용해서 전기를 만들고,

         다 같이 에너지를 아끼자는 취지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


 

우리 미래의 아이들에게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게 하고 싶나요?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해 지구를 망가뜨리는 에너지인가요,

환경오염 없이 스스로 만들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인가요? 

 

계속 강조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과 에너지 자립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립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동군 등 지자체들은 에너지자립도시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고,

서울시 등 대도시는 에너지자립마을 구축으로 에너지 효율을 꾀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자급자족을 목표로 한 단지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단지가 서울시 노원구의 ‘이지하우스’입니다.

# 서울에 에너지 제로 주택이 있다고?

 

태양광 패널이 건물 외관에 어우러져 있는 아파트 단지. 이지하우스입니다. 

이지하우스는 건설 단계부터 ‘에너지 제로’를 목표로 한 전국 최초의 공동주택단지입니다.

이 건물은 일반적인 냉난방을 하지 않아도 여름철 26도, 겨울철 20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덕분에 전기료, 난방비, 온수 사용료 등 에너지 관련 관리비가 월 5만 원(39~59㎡ 기준)을 넘지 않습니다. 

이지하우스의 기본 원리는 냉난방, 온수, 조명, 환기 에너지를 예측한 후 그 양을 태양열과

지열로 해결하도록 하는 겁니다. 

이지하우스에 대해 정확히 알기 위해 이 건물 설계를 담당한 제드건축

(대표 이명주, 명지대학교 건축대학 교수)의 이종민 부장을 만났습니다.


 

Q. 이지하우스를 설계할 때 어떤 점을 주안점으로 두었습니까?

 

노원 에너지 제로 주택은 4가지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행복한 국민’입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뿐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어려움 없이 보행이 가능한 단지,

사각지대가 없고 지상 주차장이 없는 안전한 단지, 그리고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주거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단지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두 번째는 ‘함께하는 마을’입니다. 입주민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이 화합할 수 있는 주민커뮤니티 시설과

에너지 제로 주택을 홍보하는 전시 홍보관, 그밖에 노인정, 놀이터, 상가 등을 한 단지 안에 구축하여

마을 공동체를 이루도록 했습니다.


세 번째는 ‘쾌적한 환경’입니다.

결로 및 곰팡이 없는 실내공간, 층간소음방지, 실내 공기 질 확보 등 인간답게 살기 위한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네 번째는 ‘따뜻한 건물’입니다.

고효율 고성능 자재선정 및 에너지 절약기술을 반영하고 신재생에너지와 모니터링 기술 등을 접목했습니다.

따라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Q. 이지하우스에 들어간 기술이 궁금합니다. 


패시브 설계기술, 액티브 설계기술, 재생가능 에너지 도입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패시브 기술은 단열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단열 성능 강화 기술과 고성능 창호설치, 열교부위 차단, 기밀성능 강호, 일사량 조절 등의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특수 단열재와 남향으로 난 삼중 통유리창을 이용해 내부 온기와 냉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했고,

통유리창도 일반 창 두께(24mm)의 두 배 정도인 47mm를 사용했습니다. 여름이면 더워지는

통유리창의 단점은 집 밖에 설치된 블라인드로 해결했습니다, 단열 기능이 부족한 벽체

모서리나 발코니, 창호 주변은 열교차단재로 시공했습니다.


액티브 기술은 폐열회수가 가능한 환기장치, 난방/급탕 통합배관 시스템, 전체 LED 조명 적용,

첨단 IT 기술을 이용한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도입됐습니다.


이렇게 패시브 기술과 액티브 기술과 함께 이지하우스를 구성하고 있는 기술이 재생가능 에너지 기술입니다.

현재 이지하우스 재생가능 에너지로는 태양광 발전설비와 지열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에너지 소모가 적은 공간에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설비를 설치해 주택을 만들고, 필요한 에너지는 재생가능 에너지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Q. 에너지 제로를 목표로 했는데, 그 효과가 궁금합니다. 


패시브와 액티브, 재생가능 에너지 등의 기술을 갖춘 이지하우스는 일반 주택이 생산하는 에너지의 33% 정도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보통 주택보다 적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하지만, 소비를 줄인 덕분에 7%의 에너지가 남습니다.

별도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지요. 덕분에 겨울철 실내 온도는 20도,

여름은 26도를 유지한다면 연간 약 97만 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소비되는 에너지를 최대한 줄이고, 태양광 발전설비 등을 이용해 친환경 에너지를 만들어 에너지 자급자족을

실현한 이지하우스는 에너지 자립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주택들을 계속 만들고,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한다면 정말 하나의 도시가 에너지 자립을 이룰 수 있을까요?

이 과제를 해낸 도시가 있습니다. 바로 독일 프라이부르크입니다.

 

6f2494f0aaa803170cbf34140bde5870_1600154078_6894.jpg 

▲ 세계적인 에너지자립도시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모습.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에너지자립도시는 어디?


환경수도, 태양의 도시라 불리는 곳. 바로 독일 프라이부르크입니다.

이 도시에는 관공서, 일반 주택 등 1000여 개의 건물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있습니다.

이 도시의 랜드마크는 태양광 패널로 구성된 솔라타워입니다. 


프라이부르크는 원전을 없애고자 에너지자립도시가 된 사례입니다.

프라이부르크 시민은 1970년, 핵발전소 반대 운동을 펼쳤습니다.

독일 정부가 전력 수급을 목적으로 프라이부르크에서 약 20km 떨어진 비일 지역에

핵발전소 건설을 추진했기 때문입니다.  


장기간의 싸움은 시민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프라이부르크는 독일 최초로

원전 폐쇄라는 결과를 이뤘습니다.

이후 1986년, 그 유명한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러자 프라이부르크 시의회는 원전에 대응할 수 있는 ‘시 에너지 공급 기본 컨셉’에

합의해 에너지자립도시를 건서랗기로 합의했습니다. 


프라이부르크 에너지 자립 정책의 주된 핵심은 ‘에너지 절감 및 다변화’, ‘자원순환’, ‘녹색교통’입니다.

원전 없이도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프라이부르크 시민들은

적극적인 에너지 소비 절감을 실천해나갔습니다.  

1992년부터는 시의 공공건물이나 시유지에 건축되는 모든 건물에 대해 저에너지 건축물만을

허가하는 조례를 제정 시행했습니다.

 

지금은 일반 신축건물에 낮은 에너지 표준 규격을 적용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패시브 하우스에 대한 지원도 과감히 했습니다.

저에너지 건축물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패시브 하우스 건축에 재정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했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지금은 패시브 공법을 사용하는 건물에만 신축 허가를 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과 노력 덕분에 프라이부르크는 에너지자립도시를 이뤘고, 전 세계에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6f2494f0aaa803170cbf34140bde5870_1600154093_4798.jpg 

▲ 서울연구원 주차장은 태양광 패널로 지붕을 만들어 친환경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 서울도 에너지자립도시가 될 수 있을까? 


에너지자립도시 구축은 비단 독일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에너지전환이 전 세계가 함께 실현해야 하는 과제인 것처럼,

에너지자립도시 구축도 모두 함께해야 하는 일입니다.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도 에너지 자립에 힘쓰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서울시의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은 성과가 괜찮았습니다.

시작 당시 7개였던 서울 에너지자립마을은 2018년 100개로 늘어났습니다.

그 공로로 서울시는 세계자연기금의 기후변화리더십상과 UN이 선정한

시민참여 촉진 분야 우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을 성공적으로 유치시킨

서울시는 다음 목표를 ‘친환경 에너지자립도시’로 설정해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시가 정말 에너지자립도시를 이룰 수 있을까요?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의 성과 진단과 발전 방향 연구’를 완성한

김민경 서울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 연구위원을 만났습니다.


 Q.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이 발전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서울은 대도시입니다. 서울 내에서 에너지 자립이라는 애초의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따라서 농촌 지역과의 연계가 필요합니다.

농촌 지역에 지금까지의 경험을 알려주고, 태양광 등의 시설을 설치해

에너지 자립률을 나눠 가지는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해외에서 에너지자립마을이라고 소개하는 마을은 유휴 부지가 많습니다.

이 부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자립을 하고도 주변 도시에 에너지를 팔 수 있는 여력이 있습니다.

서울시는 유휴 부지가 적기 때문에 농촌과 기술을 연계해 에너지 자립 기술을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Q. ‌그렇다면 현재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의 자립률은 얼마나 될까요?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의 목표는 20%의 에너지 자립입니다. 실제로 자립률은 7% 정도 됩니다.

절약이 20% 정도이고, 생산은 2%입니다. 

정량적으로 실망스럽게 들릴 수 있지만, 오히려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될 것이라 예상했던

에너지 시민의 성장, 에너지 공동체 역량은 강화됐습니다. 지역 에너지 경제가 형성됐다는 부분에서 봤을 때는

큰 성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Q. ‌에너지자립마을을 구축하기 위해선 어떤 기술이 필요합니까. 


집수리 관련해서는 단열 활동이 있습니다. 단열재를 덧단다는지 창호를 교체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생산 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태양광입니다. 

지붕 옥상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거나 미니 태양광을 발코니에 설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서울시는 에너지 사랑방을 조성하는 것이 항목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을마다 에너지 사랑방을 만들어놓으면 정보 교환이 됩니다.

이 방을 통해 시민들은 에너지 자립에 대한 시민 의식을 개선하기도 합니다.

 

Q. 에너지자립마을이 가진 장, 단점은 무엇일까요? 


마을을 다니면서 에너지자립마을 주민들은 상당한 유대관계와 신뢰를 갖고 공동체 활동을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공동체 활성화가 된다는 점이 참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단점은 에너지자립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효과가 낮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너무 절약에만 힘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너지는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에너지를 불편하게 생각하게 되면 에너지 활동을 지속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Q. 에너지자립도시 구축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시민이 주인이고, 시대와 나란히 가는 게 맞습니다. 에너지자립도시는 시대적 흐름입니다.

서울시에 활동하는 에너지자립마을이 이런 흐름을 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이 주축이 되고, 공동체가 활성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공동체 활동 중 가장 고차원적인 분야가 에너지자립마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선 더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또 중간조직을 세분화해서 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습니다.

에너지자립마을을 수익 사업으로 연결하고, 사업화 수익으로 그린 리모델링을

유도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어 적극적인

에너지전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에너지자립도시, 누가 만들 것인가? 


김민경 연구위원의 말처럼 에너지자립도시는 시대적 흐름입니다.

에너지자립도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도,

투자도, 정책도 중요하지만,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국민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이종민 제드건축 부장은 “진정으로 에너지자립도시를 구현하는 것은 실제 거주하며 살아가는 국민”이라며

“국민이 기후환경 변화에 대한 인식과 에너지 고갈로 인한 문제점을 공감하지 못한다면,

에너지자립도시 사업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프라이부르크가 에너지자립도시의 성공모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직접 핵발전소 저지에 나섰고, 원전이 아니더라도 친환경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우리 국민이 나설 차례입니다. 화석연료는 동나고 있고, 지구도 중환자실에 입원할 지경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과 다른 에너지를 사용하게 하고 싶다면 지금 실천해야 합니다.


/김동원 기자(eltred@hellot.ne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